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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태안의 밤을 찾아서 2. (태안 빛 축제)
'태안의 밤을 찾아서' 2. <태안 빛축제>
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기분에 따라 때론 깜깜하고 막막하기만 하고, 때론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이와 웅장함에 기가 눌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밤하늘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주 작은 빛부터 커다란 빛까지, 무수한 빛들이 그 안에 존재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죠.
그리고 그 빛을 더욱 아름답게 빛내 줄 또 하나의 거대한 빛을 만나러 갔습니다.
태안 야경 여행 코스 |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멋진 일몰을 감상하고, 만리포의 싱싱한 회까지 먹고 간 곳은 마검포 해수욕장이었습니다.
마검포 해수욕장은 전에 <아빠 어디가?>에서 조개잡이 체험 에피소드가 방영되어서 이미 알고있던 곳인데 조개, 소라. 게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한 곳이라 물때를 잘 알아두면 조개잡이 체험을 신나게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밤이었고, 우리의 목적지는 해수욕장이 아닌 빛축제 현장이었기 때문에 조개잡이의 꿈은 다음으로 미루고 서둘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 태안 빛축제 ★ |
마검포 해수욕장 쪽 네이처월드에서는 일 년 내내 해가 지면 화려한 빛축제가 열립니다.
200만 구의 LED전구가 축제장을 화려하게 수놓으면 밤하늘의 별과 환상의 콜라보를 이루며 숨막히는 즐거움을 선사해주죠.
한여름이라면 낮에는 물놀이, 저녁에는 빛축제를 즐긴 후 바로 옆 송림에 마련된 캠핑장에서 즐거운 하룻밤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휴가 코스가 마련되는데요. 지금은 동절기라 캠핑장 운영은 하지 않고, 오직 빛축제에 집중하며 밤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빛축제 장의 입장은 해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6시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가 완전히 진후에 점등을 시작하기 때문에 그 전에는 주변 꽃밭을 감상하거나 어디서 사진을 찍을지 정해두며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일정이 취소되므로, 방문 전에 미리미리 날씨를 확인해 두는 것도 팁입니다.
축제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이미 밤이 온 뒤에 도착한 터라 멀리서부터 화려한 빛이 축제장 밖까지 새어나오고 있었는데요.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눈부시도록 환상적인 빛의 향연에 이미 취해 있었습니다.
정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작은 섬이 떠 있는 호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형형색색의 불빛들이 호수에 비쳐 더욱 감동입니다. 호수 위에는 커다란 LED 백조 두 마리가 축제에 들떠 있는 사람들을 여유로운 자태로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너무 커서 놀랄 수밖에 없는 '트로이의 목마'. 실제 배에 화려한 LED 옷을 입힌 '백합호', 수많은 하트를 싫고 출발하는 '러브트레인' 등이 인기 포토존입니다.
중간에 있는 '한라산'은 전망대처럼 높이 올라가 있어 빛축제 현상이 한 눈에 보이는 스팟이라서 축제장 전체를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빛축제의 백미는 바로 소원터널이었는데요. 화려한 터널을 지나면서 소원을 빌면 정말 이루어질 것만 같은 환상을 간직한 곳이었죠.
'우리 사랑 이뤄지게 해주세요!' '예쁜 딸을 낳게 해주세요'. '대박 나고 싶어요'
실제 소원들이 예쁜 종이에 담겨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며 마치 내 바람인 듯 흐뭇해 졌습니다.
빛축제는 이번 태안 애경의 쉬어가는 코스일 줄 알았는데, 다 둘러보는데 2시간은 걸릴 만큼 규모가 크고 볼거리도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축제를 마감하는 10시 반까지 알차게 둘러본 후 쌓여진 수십 장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이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드르니항으로 행복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